[제이캐스 전력 2회 참가글] Love Letter
※ 어마어마하게 지각해버린^.ㅠ 제이캐스 전력 두번째 주제인 <불꽃> 참가글입니다. 이와이 슌지 감독의 <Love Letter, 1995> AU. 해당 영화의 OST 앨범 수록곡 중 Forgive Me와 A Winter Story를 들으며 작업했습니다. ※
Love Letter.
제이슨 토드 X 카산드라 케인
"일어나, 캐스. 곧 도착이야."
흐트러졌던 자세를 바로잡으며 창 밖으로 고개를 돌린 카산드라는 아직 뿌연 시야에 손등으로 눈을 문질렀다. 풋, 웃으며 동생의 머리를 헝클인 딕 역시 창 밖으로 눈길을 던졌다. 희미하게 사라져가는 구름 몇자락이 마저 걷히자 눈으로 뒤덮인 산과 도시가 드러난다.
"...홋카이도?"
"그래. 홋카이도 오타루."
"..."
"...이렇게나마 제이를 데려올 수 있어서, 좋다."
말을 맺으며 옆좌석을 돌아보는 딕의 시선 끝에 작은 나무 함 하나가 걸린다. 흘러내린 담요를 끌어당겨 어깨를 감싼 카산드라는 눈을 감았다. 화장을 마친 제이슨의 유골함과 함께 비행하는 내내, 울음이 터질 것 같은 순간들을 참아내느라 힘들었다.
2년이란 시간이 흐르는 동안, 사람들은 점차 제이슨의 부재에 익숙해졌다. 제이슨의 이야기만 나오면 다들 울음을 터트리던 시간은 이제 사라졌다. 밥을 먹고, 웃고 즐거워하며, 가끔 그를 추억하기도하며, 점차 제이슨을 잊기 시작했다.
카산드라는 달랐다. 겉으로 내색은 하지않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제이슨의 부재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아침에 눈을 떠 바스락거리는 이불을 홀로 끌어안을 때면, 제이슨의 벗은 몸에 머리를 기대고 그의 온기를 느끼던 순간이 떠올랐다. 길을 지나다 중국음식점을 만나면, 하얗고 통통한 만두를 젓가락으로 집기 위해 애쓰던 제이슨의 모습이 떠올랐고, 서점에서 읽을 책을 고를 때면, 그녀가 자주 읽는 책들 사이사이마다 꽃갈피를 끼워놓은 그의 사랑스러운 행동이 떠올랐다.
- 아시아에 겨울이면 눈으로 뒤덮이는 나라가 있대. 우리 늙으면 그리로 가서 찻집이나 할까.
- ...함께 늙을 수 있을까.
- 난 영원히 널 떠나지않을거니까.
눈을 뜬 카산드라는 작은 창문 너머로 주변을 빙 두르고있는 설산과 훈김이 피어오르는 온천을 가진 작은 나무집들을 눈에 담으며 주먹을 쥐었다. 딕이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천천히 쓰다듬다 펴주었다. 카산드라의 검은 눈 아래 천천히 고인 눈물이 툭, 떨어져 두 사람의 손등을 타고 흐른다.
"영원히 떠나지않는다고 했어."
"..."
"이곳에서 함께 살자고......"
말끝을 흐리며 고개를 숙인 카산드라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울음을 참았다. 2년 동안 잘 참았다고 생각했다. 제이슨을 알았던 모든 사람들이 잠시간 피폐한 삶을 사는 동안, 카산드라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이전과 똑같은 일상을 유지했다. ...유지하려 노력했을 뿐이라는걸 스스로 납득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깨닫고 난 이후부터는 울음이 터지려는 순간이 잦았고, 카산드라는 견뎠다. 바보같이 우는 모습을 들키고싶지않았다, 누구에게든.
"...캐스."
"..."
"울어도 괜찮아."
"...딕."
"너무 힘들게 견뎠잖아."
"..."
"...네게 씩씩하라고 강요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
"네가 슬퍼하는걸 바보같다고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어, 캐스."
딕의 토닥임에 카산드라는 무너지듯, 울음을 터트렸다. 그녀의 울음소리가 적막한 기내 안을 가득 메운다. 작은 얼굴이 허옇게 질리도록 울음을 멈추지않으며, 카산드라는 내내 슬픔을 토해냈다.
***
"뒷마당에 온천이 있으니, 천천히 여독 풀고 나와요. 식사 준비 해둘게요."
"...고마워요."
"그리고...탕 근처엔 아무도 없어서, 조심하셔야 해요."
"무슨...?"
"아무리 슬프게 울어도 들어줄 이가 없는 곳이니까요."
"..."
"전 이만 나가볼게요."
가옥의 주인인 유하는 알프레드의 오랜 지인인 한국 교포의 딸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전통 구조로 지어진 가옥을 여행객들에게 숙소로 빌려주는 일을 하고있다는 그녀는 카산드라가 며칠간 머물 방을 안내해주고는, 뒷마당으로 통하는 문 앞에 반듯하게 갠 유카타를 놓아주었다.
방에 혼자 남은 카산드라는 벽에 걸린 나무 테의 거울 앞에 섰다. 티가...많이 나나봐, 제이슨. 붉게 부어오른 눈가를 손가락으로 쓰다듬던 카산드라는 몸을 돌려 벽에 등을 대었다. 2년간 참아온 눈물을 이곳에서 다 흘릴 작정인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그녀는 다시 또 울음을 터트렸다.
- ...만약 우리 둘 중 한 사람이 먼저 죽는다면?
- ...
- 영원히 함께할 수 없다면?
- 난 죽어서도 네 곁에 있을거야.
- ...
- 언제 어디서든, 널 지켜볼거야. 무섭다며 겁먹지나 마.
- ...바보같은 소리야.
- 넌?
그 때 대답해주었어야 했어. 나 역시 죽어서도 네 곁에 머물 것이라고. 그랬다면 네가 죽는 순간, 덜 힘들었을까? 죽어가는 너를 바라보는 내 마음이 덜 찢어졌을까......
귀가 멀어버릴 것 같았던 굉음을 카산드라는 아직도 매일 밤 들었다. 피투성이가 된 얼굴을 떨리는 손바닥으로 감싸고 채 몇초도 되지않아 그녀는 정신을 잃었고, 의식을 되찾았을 땐 이미 화장까지 끝난 후였다.
약속이란 깨어지기 쉬운 것이라고, 다만 깨진 파편이 너무도 아플 뿐이라고......하지만 곧 상처는 아물테고, 언제 다쳤는지 기억도 안날 정도로 까마득해질 것이라고, 카산드라는 스스로를 달랬다. 일상 곳곳에서 제이슨이 불쑥 튀어나오면, 죽어서도 곁에 머물거라던 그의 말을 떠올리며 슬픔을 견뎠다.
- ...제이슨을 보내주고싶어요.
문득 떠오른 생각이었다. 담담한 척 2년을 견뎌낸 어느 날, 그와 함께 겨울이면 눈으로 뒤덮이는 나라에 가고싶다는 마음이 얼핏 들었고, 알프레드와 딕의 도움으로 그녀는 제이슨의 유골함과 함께 웨인의 전용기에 몸을 실었다.
유골함을 이곳의 사찰에 맡길 생각이었다. 다른 사람들처럼 제이슨의 부재를 받아들일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기에 내린 결정이었는데, 막상 낯선 땅을 밟자 카산드라는 망설여졌다.
방문 앞에 놓인 유골함을 젖은 눈으로 바라보던 그녀는 눈을 감고 고개를 떨궜다. 이 곳에 널 혼자 두고 가도...넌 괜찮을까? 널 두고 가도...난 괜찮을까.
***
"...주변을 좀 둘러볼 생각인데, 괜찮을까요?"
"그럼요. 산으로만 올라가지말아요. 길 잃기 십상인 곳이에요."
생긋 웃으며 산책로를 알려주는 유하에게 고맙단 인사를 하고 카산드라는 문을 닫았다. 푸르스름한 하늘 아래 검은 실루엣의 침엽수들이 군데군데 자리를 지키고있다. 뿌옇고 따뜻한 김을 피워올리는 온천 덕분에 공기가 포근하다.
짙은 청색 바탕 위에 흰색 줄기로 얽힌 분홍 꽃이 탐스럽게 수놓아진 유카타와 나막신이 어색해 걷다 멈추고, 걷다 멈추는 것을 반복하던 카산드라는 그녀의 검은 머리 위로 흩날리는 눈을 잡으려는 듯 손을 뻗었다.
너는 이 눈을 맞으며 나와 함께 걷고싶었던 걸까. 작은 손가락을 움직여 눈 사이를 휘젓던 카산드라는 일순 느껴지는 어지러움에 젖혔던 고개를 숙이고 뒤로 두어걸음 휘청였다.
"아...!"
"어어-!!"
***
풍덩-!
짧은 비명, 순간의 마주침 후에 이어진건 두 사람이 물에 빠지며 낸 탁한 소리였다. 수면 위로 잔잔히 녹아내리던 눈이 드문드문 떨어지더니 곧 멈춘다. 그 위로 불쑥 얼굴을 내민 남자는 호들갑스럽게 콜록이며 젖은 머리를 뒤로 쓸어넘겼다.
"갑자기 뒤로 물러서면 어떡해요, 거 참!!"
버럭 소리친 남자는 저를 빠트린 여자를 찾으려 주변을 빙 둘러보았다. 나무 다리 위에 서서 하늘을 슬픈 눈으로 올려다보던 그 모습이 괜히 불안하고 안타까워 지켜보았을 뿐이었다. 저도 모르게 가까이 다가갔던 모양인지, 여자가 몇걸음 딛지도 않았는데 부딪혀버렸고, 따라서 책임을 따지자면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다. 민망한 마음에 일단 소리부터 지르고 본 남자는 보이지않는 여자의 모습에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이봐요! 이봐요!!"
바로 뒤에 산이 있어 그의 목소리가 메아리가 되어 돌아온다. 남자는 숨을 한껏 들이마쉬고 다시 물 아래로 고개를 처박았다. 뜨겁고 어두운 물결이, 고개를 움직일 때마다 뺨을 간질인다. 먹먹한 귀를 손가락으로 틀어막으며 여자를 찾던 남자는 다리에 뭔가가 걸려 멈춰섰다.
"..."
검은 머리칼이 수초처럼 일렁인다. 창백해진 피부가 불빛처럼 빛나는 것을 망연히 보고있던 남자는 문득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여자를 수면 위로 밀어올렸다. 푸하-! 방금전까지 서 있던 나무 다리 위로 여자를 끌어낸 남자는 물에 젖은 코트와 목도리를 풀어냈다. 물기를 대충 짜낸 목도리로 여자의 얼굴과 목을 감싼 그는 코트로 얇은 유카타를 덮어주고 몸을 일으켰다.
"...드럽게 가볍네."
여태 안았던 여느 여자들과는 확연히 다른 무게였다. 몸집이 작아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도 더 가벼웠다. 굶고 사나...슬퍼보이던데 안좋은 일이 있었나......뭐, 내가 왜 이 여자 걱정을 하고있어?! 연신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자신이 머무는 숙소로 돌아온 남자는 미리 챙겨둔 이부자리에 여자를 눕히고 머리를 쥐어뜯었다.
"이봐요."
"..."
"...숨은 쉽니까?"
"..."
"아, 대답 못하지..."
"..."
"...하아."
가슴과 배가 오르락 내리락하는 것을 보니 숨을 쉬는 듯했다. 숨을 쉬는지 안쉬는지 확인도 안하고 무작정 데려오다니......여전히 머리를 쥐어뜯던 남자는 제게 닿는 차가운 손길에 소스라치듯 놀라며 여자를 내려다보았다.
가느다란 눈을 희미하게 뜬 여자는 콜록이며 물을 뱉어냈다. 남자의 발목을 꼭 붙든 손아귀의 힘이 억세다.
"...제이슨."
"정신이 듭니까?"
"제이......"
"...뭐라는거야......이봐요, 여행객이죠? 어디 머물고있어요? 숙소가 근처에요?"
"...보고싶었어."
"..."
"너무...힘들었어."
"..."
"정말 곁에 있었구나......"
뜨거운 눈물이 눈꼬리로 흘러넘친다. 남자는 천천히 자리에 앉아 여자의 이마를 짚었다. 안심시켜주고싶었다. 곁에 사람이 있다는걸, 알려줘야할 것 같았다는 자기 합리화를 하며 그는 이마에 달라붙은 잔머리를 걷어주었다. 그의 손길에 눈을 감은 여자는 잠에 든 모양인지 곧 고른 숨을 뱉어내었다.
...사람을 잃었구나. 파란 눈동자 가득 잠든 여자의 모습을 뜯어보던 남자는 고개를 거세게 저었다. 함부로 손대면 안되지. 손을 거둔 그는 작은 화로에 불을 지폈다. 여자의 머리 가까이에 화로를 끌어다놓고 문가에 등을 기댄 남자는 혹시라도 자리를 비운 사이에 여자가 정신을 차리면 어떡하지를 고민하다 나른하게 퍼지는 온기에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
"..."
종알거리는 새소리에 눈을 뜬 카산드라는 천천히 상체를 일으켜 앉았다. 엉망으로 둘러진 목도리 탓에 갑갑했다. 목도리를 풀어낸 그녀는 머리를 쓸어넘기며 흘러내린 이불을 손바닥으로 쓸었다. 간밤에 누군가 덮어준 기억이 떠오른다. 홱, 고개를 쳐들자 낯선 풍경이 두 눈 가득 들어찬다. 벌떡 일어난 카산드라는 문가에 잠들어있는 남자를 발견하고는 입을 틀어막았다.
제이슨이었다. 아니......제이슨과 소름끼치도록 꼭 닮은 사람이었다. 감은 눈도, 귀의 모양도, 크고 핏줄이 도드라진 손도, 영락없는 제이슨이었다.
- 제이슨 도련님은 좋은 분이셨지요. 겉으로는 늘 투덜거리셨지만,
- 그를 죽이겠다고 장난으로라도 떠들지말았어야 했어......
- 묻지않고 태우기로 했어. 네 생각은,
- 캐스, 제이슨의 짐인데,
- 제이슨을 보내줄,
- 어때? 그에게 묘비를 만들어주고싶다면,
- 속정은 참 깊은 분이셨죠.
- 미안해......
- 어떻게 정리해야할지 모르겠어서......
- 네게 이런 말 해서 정말 미안해, 캐스.
그가 죽은게 아니라면 도저히 설명되지않는 그간의 시간들이 한꺼번에 떠올라 그녀의 머릿속을 어지럽힌다. 겹쳐들리는 온갖 목소리들에 눈을 질끈 감았다 뜬 카산드라는 걸음을 떼었다. 어쩌면 환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잠든 남자의 앞에 앉아 조심스레 손을 뻗은 카산드라는 숨을 멈추었다. 그녀의 손이 남자의 얼굴에 닿으려는 순간, 파란 눈에 자신의 모습이 비친다. 카산드라는 남자의 손에 붙들린 팔목을 비틀어 빼고는 물러앉았다.
제이슨을 빼다박았지만 그가 아니었다. 자신의 연인은 2년 전 죽었고, 눈 앞의 남자는 그저 제이슨을 닮은 낯선 이일 뿐이었다.
"아, 미안해요. 놀라서......"
목소리도 달랐다. 카산드라는 한숨을 뱉으며 슬몃 웃었다. 자조적인 웃음이었다. 제이슨이 아니어서 다행인건지, 다행이지않은건지 스스로 헷갈려한 것을 비웃는 웃음.
"좀 괜찮아요?"
"..."
"온천 물에 빠지고선 기절하는 사람이 어딨습니까?"
"..."
"뭐...여행객같은데, 숙소를 못 찾겠어서 이리로 왔어요."
"...고마워요. 도와줘서."
"..."
"이만 돌아가볼게요. 일행이 걱정하고있을거에요."
이마에 주름을 잡으며 괜찮냐 묻는 얼굴 위로 제이슨의 목소리가 겹쳐 울린다. 주먹을 쥔 카산드라는 이를 악물고 몸을 일으켰다. 더 같이 있다간 눈 앞의 남자를 제이슨이라고 믿어버릴지도 몰랐다.
엉망이 된 옷매무새를 대충 다듬으며 돌아서는 그녀의 뒤에 대고 남자가 불쑥 묻는다.
"그 사람이 나랑 많이 닮았나봐요."
"..."
"그쪽이 보고싶어하는 사람말이에요."
...한순간 믿어버릴만큼. 당신이 그가 맞다고 믿어버리고싶을만큼. 죽어서도 내 곁에 머물러주겠다고 한 그의 말처럼, 그가 사람의 몸을 빌어 내 앞에 나타난 것이라고 믿고싶을만큼. 그만큼 닮았어.
"...착각이었어요. 실례했습니다."
방을 나와 등 뒤로 문을 닫은 카산드라는 서둘러 그 곳을 빠져나왔다. 다시 눈물이 터질 것만 같았다. 드문드문 떠오르는 지난 밤의 기억 속에서 그녀는 분명 제이슨을 만난거라고 확신했다. 너무 닮아있어서. 비슷한 정도로는 설명되지않을 정도로 너무 닮아서.
"캐스!"
어젯 밤 서 있었던 나무 다리 위에 멈춰 선 카산드라는 망연히 물 속을 내려다보다 신발을 신고있지않음을 깨달았다. 바보같다, 나. 그치, 제이슨. 한숨을 뱉고 선 그녀를 딕이 불렀다. 숙소 현관에서부터 뛰어내려온 그는 다짜고짜 카산드라를 끌어안았다.
"산책 나간 줄 알았잖아. 근데 누가 맨발로 산책을 나가?"
"...미안. 일이 있었어..."
"대체...너까지 잘못되면 어떡하나 한참 걱정했어, 캐스."
"...미안해."
"괜히 왔나보다."
"..."
"힘들면 돌아가자. 제이 데리고, 다시 집에 가자."
카산드라의 검은 눈동자가 망설임을 비추며 흔들린다. 딕은 동생의 여린 어깨를 토닥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천천히 생각해보자.
숙소로 올라가는 길에 뒤를 돌아본 카산드라는 고요한 수면 위를 응시하다 딕의 품에 머리를 기댔다. 말도 안되는 꿈을 꾼거라고 생각하자. ...말도 안되는, 꿈.
***
"신기하죠. 높은 건물이며, 날개 달린 쇳덩어리가 하늘을 나는 것에 익숙해진 우리인데, 이렇게 나무로 만든 가옥에 들어앉아 눈 내린 소나무를 벗 삼아 소일거리를 하는거 말이에요."
"..."
"이곳은 다른 곳보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 같아요."
타올을 차곡차곡 개키는 일을 돕던 카산드라는 휘어진 소나무 위에 뭉쳐있다 햇볕에 녹아 후드득, 떨어지는 눈덩이에서 더 멀리를 내다보았다. 산 초입의 제법 고도가 높은 곳에 지어진 가옥이라 마을 어귀가 한 눈에 들어온다. 높은 건물이 많은 도시는 아니었다.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그를 가릴 생각이 없는 것이겠지.
너는 나와 함께 이런 경관에 파묻혀 살고싶었던걸까. 습관처럼 제이슨을 떠올린 카산드라는 시큰해진 코끝에 급히 생각을 멈추고 손을 움직였다. 오전에 잠시 눈을 붙이고 일어난 후로 유하를 도와 잡일을 하는 동안 그를 떠올렸다 지우기를 수번은 반복했다.
"오늘 시내에서 눈꽃축제가 시작되는데, 가볼래요?"
"..."
"꼭 보여주고싶은 절경이 있어요. 날이 어두워지면 불꽃축제가 시작되는데, 눈 쌓인 설산을 배경으로 얼마나 아름다운지 몰라요."
"...불꽃."
카산드라의 고개가 위아래로 끄덕여진다. 유하는 얇은 미소를 지으며 잠시만 기다리라했고, 혼자 남은 카산드라는 머리를 벽에 기대고 편히 앉았다.
불꽃. 제이슨이 그녀의 곁을 떠난 이후로 카산드라는 자기도 모르게 불을 피하곤 했다. 다행히 요즘은 불을 직접 피워올리는 일이 적어 견디기 힘들 정도는 아니었지만, 인덕션이 발갛게 달아오르는 것을 볼 때면 곧 터지지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나이트 스탠드의 주홍 불빛도, 향을 내며 타오르는 초의 작은 불꽃도 카산드라는 외면하기 위해 애썼다.
제이슨. 이제 널 잊을거야. 그러려면......네가 떠올라 피했던 모든 것들을 다시 마주할 수 있어야겠지. 그래야 네가 맘 놓고 나를 떠나갈 수 있겠지? 널 이곳에 두고, 나는 내가 살던 곳으로 돌아가는게 맞는거지?
그녀의 어깨 위로 온기가 느껴진다. 종종 그런 순간이 있었다. 제이슨이 그리워 미칠 것 같을 즈음이면, 말도 안되지만 그의 손길이 느껴졌다. 카산드라는 왼손으로 제 오른 어깨를 감싸며 눈을 감았다. 눈을 감으면 그의 온기가 더욱 뚜렷하게 다가오는 기분이었다.
응......오래 걸려서 미안해.
***
"너무 예쁘다......잘 어울려요."
하얗고 노란, 드문드문 분홍 꽃자수가 뒤섞인 붉은 소매 끝을 내려다보는 카산드라의 옷고름을 정돈해주고 뒤로 두어걸음 물러난 유하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가볍게 손뼉을 쳤다. 짙은 남색 저고리와 붉은 치마가 카산드라의 검은 머리와 한몸인듯 잘 어울린다. 짧은 머리를 솜씨좋게 땋은 유하는 안이 털로 덮인 따뜻한 겨울모자를 씌어주었고, 두툼한 솜을 댄 목도리와 희고 탐스런 꽃이 수놓인 코코아색 두루마기를 둘러주었다.
"한복이라는 복식이에요. 어제 입은건 유카타, 일본인들의 전통의상이고."
"이걸 왜 저한테...?"
"저한텐 많이 작아져서 이제 못 입는데, 새로운 주인을 찾았네요."
"..."
"돌아가신 우리 엄마가 직접 만들어준 한복이에요. 솜씨가 좋죠? 해마다 이걸 입고 눈꽃축제에 갔었어요. 작아져서 못입게 된 후로는 축제로 잘 가지않았지만......"
"..."
"축제잖아요. 특별하다면 특별한 날. 오늘은 카산드라도 아니고, 세상을 떠난 남자의 연인도 아니고, 그냥 낯선 땅에 여행 온 낯선 이로. 괜찮죠?"
거울에 비치는 모습이 어색했지만, 카산드라는 조용히 뺨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낯선 땅에 여행 온 낯선 이. 코트를 팔에 꿰며 부츠를 신는 유하를 따라 가옥을 나선 카산드라는 제 방에 가만 놓여있을 유골함을 한번 떠올리곤 지그시 생각을 눌렀다.
다녀올게, 제이슨.
***
"그쪽으로 들어오시면 길이 보일거에요. 아니, 왼쪽이요. 네. 아뇨! 반대편은 도시를 벗어나는 길이에요. ...다시 돌아오셔야할 것 같네요."
"..."
"지금은 좀 곤란한데......"
"가보세요. 전 괜찮아요."
"...금방 다녀올게요. 여보세요? 제가 지금 계신 곳으로 갈테니......"
시장 입구에서 걸려온 전화에 발을 구르는 유하에게 괜찮다며 웃어보인 카산드라는 막상 그녀가 떠나자 막막한 마음에 아랫입술만 잘근잘근 씹었다. 낯선 땅에 여행 온 낯선 이. 카산드라는 태어나 단 한번도 외국을 다녀본 적 없었고, 딴 세상같은 평안한 일상은 그녀에게 당혹스러울 뿐이었다. 다녀온다며 집을 나선게 불과 몇분 전이라고 겁을 먹어. 스스로를 달래며 걸음을 뗀 카산드라는 얼마 못 가 멈춰섰다.
세상 어디에 던져놔도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이 눈 앞에 서있었다. 부드러운 베이지색 코트와 그레이 체크 머플러가 눈에 익었다. 아침까지만 해도 그녀의 목에 둘러져있던, 그녀를 덮고있던 목도리와 코트였다.
"..."
"어...또 만났네요."
"..."
"...혼자 왔어요? 여기 자주 와봤나...?"
"아뇨. 일행한테 일이 있어서."
"아- 그렇구나...그럼, 네, 즐겁게 보세요."
마주친 시선에 어색한 정적이 감돈다. 신이 난 어린 아이도, 서로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연인도, 서로의 몸에 기댄채 작게 웃고 떠드는 가족도, 서넛이 몰린 친구로 보이는 무리도, 다들 시끌벅적하게 두 사람을 스쳐지나는데, 그들 사이에는 대화가 오가도 좀처럼 들뜨지 않았다.
남자가 먼저 고개를 꾸벅 숙여보인다. 카산드라는 이유 모를 안타까움에 그를 불러세우려다 입을 다물었다. 제이슨을 꼭 닮은 남자 때문에 제이슨에게 미안한 감정이 드는게 혼란스럽기도 했고, 우습기도 했다.
남자가 앞서가면 들어가야겠다, 생각하는 카산드라의 앞으로 남자가 다시 와 선다. 푸른 눈이 반짝이며 웃는다.
"내가 그 쪽을 살려줬죠."
"...고맙단 인사는 아까 했는데."
"말로만?"
"돈이 필요한거라면,"
"에헤이- 사람이 왜 이렇게 정이 없어?"
정? 작은 손가방을 뒤적이던 카산드라의 손목을 남자가 가볍게 잡아챈다.
"사례는 이걸로 퉁칩시다."
뭐하는 짓이냐며 그를 세우려던 카산드라는 마음을 바꾸고 묵묵히 그를 따랐다. 그의 뒷모습에서 제이슨이 보였다. 자신보다 훨씬 강한 제 연인을 뒤에 세우고, 수많은 어둠을 마주했던 그 모습이, 신이 나 축제를 즐기려는 남자에게서 자꾸만 보였다.
오늘만. 괜찮지, 제이슨? 나 곧 너를 잊을거니까, 오늘만 너랑 함께 할래. 마지막이니까, 너랑 함께 왔다 생각하고......
***
눈과 얼음으로 조각한 성 앞에 선 카산드라의 얼굴 위로 환한 미소가 걸린다. 작은 진주와 산호가 알알이 달린 진분홍색 아얌*의 뒷끈이 그녀의 등 위로 가볍게 나부낀다. 입을 가리고 웃는 손이 발갛게 터진 것을 본 남자는 먹거리가 늘어진 골목으로 들어서 나무로 짠 낡은 의자에 카산드라를 앉혔다. 진하게 우러난 찻물을 호록, 머금은 그녀의 미간이 찌푸려진다. 그 모양에 푸핫, 웃는 남자의 입으로 고물이 잔뜩 묻은 떡을 던지듯 넣어준 카산드라는 모른 척 찻잔을 입에 대었다. 떡을 씹던 남자의 얼굴이 묘하게 일그러진다. 곧 카산드라의 얼굴에 웃음이 번진다.
손을 녹인 카산드라는 이번엔 제가 앞장 서 놀잇감을 파는 상점으로 들어섰다. 방울이 들어 흔들면 소리가 나는 작은 고양이 인형 앞에 한참을 머무르는 그녀의 뒤에 서 있던 남자는 가게 주인이 권하는 구슬팔찌를 받아들었다. 야광물질이 들어있는 동양풍 팔찌를 매만지는 그의 곁으로 카산드라가 다가와 선다. 얼굴에 뒤집어쓴 요괴탈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는 남자를 두고 짖궂게 웃는 모습에 주변 아이들도 함께 웃는다.
말린 꽃잎을 얹은 작고 동그란 부침을 나눠먹으며 공동 실외 족욕탕에 도착한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신을 벗고 나란히 앉아 발을 담갔다. 뽀얀 우윳빛 물에서 피어오른 훈기가 몸을 녹여준다. 작게 발장구를 치며 설산을 올려다보는 카산드라의 옆얼굴을 찬찬히 뜯어보던 남자는 제 큰 손으로 카산드라의 작은 손을 감싸쥐었다.
"...!"
"예쁘네요."
"..."
"아, 그쪽말고 저 산이요."
얼굴이 붉어지다말고 뚱해진다. 반나절도 되지 않아 아이같아진 카산드라의 모습에 남자는 키들거리며 장난을 쳤다. 지난 밤에 보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천상 어린 소녀같은 얼굴만 두 눈 가득 들어찬다.
- ...보고싶었어.
- ...
- 너무...힘들었어.
- ...
- 정말 곁에 있었구나......
지난 밤 앓으며 울던 카산드라가 떠올라 씁쓸해진 남자는 잡았던 손을 놓았다. 의아한 눈길로 남자를 바라보던 카산드라는 갑자기 시려워진 손을 제 손으로 감쌌다. 남자는 발을 담근 온천수를 노려보다 입을 열었다.
"오늘 재밌었어요?"
"...네. 덕분에."
"..."
"고마워요."
"...나랑 같이 즐거웠어요?"
"무슨,"
"그 남자랑 같이 즐거웠던거에요?"
카산드라의 입이 일자로 굳게 다물린다. 남자의 푸른 시선이 제게 닿을 동안, 그녀는 아무 말도 않고 눈을 내리깔았다. 누군가 두 사람에게 걸었던 마법이 풀리기라도 한 것 마냥, 즐거웠던 시간이 모두 꿈이었던 것 마냥, 따뜻한 분위기는 사라지고 공기가 차갑게 식는다.
어느새 어둑해진 밤하늘 위로 별이 반짝이는가 싶더니 그것이 내려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한다. 별안간 하늘 위로 빛 한줄기가 솟아오르더니 요란한 소리를 내며 터진다. 피요오오- 사그라드는 소리와 달리 꽃은 이제 피어난다. 타닥, 타오르며 사라지는 불꽃을 올려다보는 카산드라의 작은 입이 동그랗게 감탄을 뱉는다.
"...난 그쪽이랑 함께여서 즐거웠어요."
"잘 안들리는,"
"이제 울지마요. 또 울면, 그 땐 모른 척 두고 못갈 것 같으니까."
"안들려요, 불꽃이 너무 시끄러워서......"
몸을 일으켜 곧장 사라지는 남자를 따르려던 카산드라는 신을 신기도 전에 붙들렸다. 유하와 딕이 그녀를 의아하게 내려다보고있었다. 마른 입술을 씹으며 머뭇거리는 사이 남자는 불꽃을 보려고 모여든 사람들 틈으로 사라지고 없었다.
***
"괜찮아?"
"...응."
"얼굴이 많이 상했다. 브루스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야. 돌아가면 축제 얘기도 해드리고, 네 마음도 솔직히 말씀드려."
사찰 마당에 서서 목도리로 코와 입을 가린 카산드라는 제이슨의 유골함이 놓인 곳을 바라보았다. 그들의 방식으로 제를 지내는 내내 울음을 참느라 입 안이 다 뜯겼다. 딕의 팔을 붙들고 겨우 버티고 서있었다.
숙소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카산드라는 어느새 내리기 시작한 눈발에 창을 내리고 손을 뻗었다. 차가운 눈이 손등이며, 손가락 새에 부딪혀 사라지는게 안타까웠다. 조금 더, 돌아가기 전에 조금 더 이곳을 마음에, 눈에 담고싶었다.
"잠깐 차 좀 세워줘."
"...그래."
검은 세단이 미끄러지듯 천천히 눈길에 멈춰선다. 차분한 걸음으로 비탈길을 걸어 설원을 마주한 카산드라는 눈을 감고 바람을 느꼈다. 짧은 머리칼이 뺨을 간질이기에 귀 뒤로 넘긴 그녀는 검은 원피스를 다독여 눈밭에 앉고는 멀리 설산을 눈에 담았다. 따가운 햇볕과 차가운 바람으로 눈을 가늘게 뜨고는, 제이슨이 보고싶어했을 풍경을 빠짐없이 담았다.
- 난 죽어서도 네 곁에 있을거야.
보고있어? 참 아름답지. 우리가 살던 곳에도 눈은 내리는데, 이 곳의 눈은 말도 안되게 예뻐. 이런 눈을 맞으며 함께 걷고, 놀고, 지낼 날들을 그렸던거니. ......진작 같이 오잔 말을 못해서 미안해, 제이슨. 네게 해주고싶은 말이 너무 많았어. 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많으니까, 차근차근 해줄 생각이었어. 떠오를 때마다, 그 자리에서, 말해줬어야하는건데......
이곳엔 널 닮은 사람이 있어. 나 참 바보처럼, 그 사람에게서 너를 찾았어. 이제 널 잊고 살아갈거라고,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단 하루만, 너와 함께 시간을 보내겠다고 생각했어. 내가 너를 잊지 못해서 그 사람에게 상처를 줘버렸는데......나 참 여러 사람에게 못난 애다.
잘 지내, 제이슨. 다음에 다시 이 곳에 오게 되면, 또 물을거야. 몇번이고, 끊임없이. 잘 지냈냐고. 나도 잘 지낼게. 건강하게, 씩씩하게.
잘 있어......제이슨.
***
"다음에 또 올거죠?"
"...잘 지내요."
"...참, 이거."
딕이 차에 캐리어를 싣는 동안 유하와 작별인사를 나누던 카산드라는 그녀가 내미는 작은 상자를 받아들고 유하의 짙은 갈색 눈을 올려다보았다. 허리를 살짝 굽혀, 어린 동생을 안듯 카산드라를 끌어안은 유하는 등을 토닥여주었다.
"가끔 입어줘요. 작아지기 전에."
"...고마워요."
"그리고 함께 들어있는건, 누가 부탁한거에요. 돌아가는 길에 열어보라고 전해달라길래 가는 길에 주는거에요."
"누가...?"
"잘생긴 청년이던데요. 눈이 파란."
...의미없는 행동임을 알면서도 주변을 둘러본 카산드라는 인사를 마치고 돌계단을 내려와 차에 올랐다. 피곤한 탓인지 기사를 부르고 곁에 앉아 잠에 든 딕의 손을 놓은 카산드라는 상자를 열었다. 방울이 든 고양이 인형과 홍옥 팔찌, 우스꽝스러운 요괴 탈이 한데 들어있었다. 떨리는 손으로 입을 막은 카산드라는 설산을 배경으로 터지는 불꽃을 찍은 사진엽서를 집어들어 돌려보았다. 반듯한 글씨가 그녀의 가슴을 후벼판다.
[ 그 사람을 두고 가려고 온거라면, 실패네요. 당신 곁에 언제까지고 머물 사람임을 알아서, 이 먼 곳까지 두고 가려고 온거겠죠. ...어쩌면 나도 먼 곳을 헤매게 될 지도 모르겠어요. 그쪽을 두고 오기 위해 노력하겠죠. 그렇게 의미없는 여행을 하다보면, 혹시 몰라요. 다시 만나게 될지도. 잘 있어요. 나도 잘 지낼게요. ]
작은 얼굴을 모두 가린 손에서 엽서가 팔랑이며 떨어진다. 흐느끼는 소리 하나 없이, 어깨만을 조용히 들썩이며 우는 카산드라가 탄 차 위로 함박눈이 나린다. 온통 새하얗게 변해버린 세상을 검은 차가 가르며 산 새로 사라진다. 카산드라가 남긴 설원의 발자국이 지워지고, 그녀가 빠졌던 온천 바닥에서 나막신을 누군가 건진다. 또 다른 불꽃을 준비하기 위해 사람들이 움직이고, 기름을 바른 솥뚜껑 위에서 꽃전이 부쳐진다.
그들 틈으로 배낭을 고쳐맨 남자의 머리칼이 바람에 나부낀다. 다시 없을 인연을 그리던 남자의 푸른 눈이 쓸쓸한 빛을 지우는 동안, 천천히 쌓인 눈 위로 소리없는 발자욱 하나가 움푹 패인다.
END
※ 홋카이도의 오타루에서 실제로 눈꽃축제를 하는지는 모르겠어요. 삿포로에서 눈의 축제를 한다는건 알고있지만, 정확히 어떤 형식을 가진지도 몰라요. 그저 느낌만 담아내고싶었을 뿐이니까 가볍게 받아들여주세요. 아얌은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치면 바로 이미지가 떠요. 제가 어릴 때 입었던 한복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다 썼더니, 제가 축제를 즐긴 것 같네요(ㅋ ㅋ ㅋ). 꼭 한번 써보고싶던 소재였는데, 영화 내용을 그대로 차용하지는 않았어요. 제이캐스 전력 2회 주제였던 '불꽃'과 결합해봤습니당. 아주 많이 지각해서 염치는 없지만......잠깐 눈 내리는 일본으로 여행해본 셈 치고 봐주세용ㅎ.ㅎ 즐거운 명절 연휴 되시길. 총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