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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캐스] Blow Job

ixxrax 2016. 9. 30. 00:28

※ 특별한 분을 위해 즉석 연성한 글입니다. All Copyright ⓒ Songmme ※




Blow Job

제이슨 토드 X 카산드라 케인



  "숙녀분은 어려보이시는데."


  곁의 스툴을 빼내다 말고 제이슨은 바텐더를 힐끗 흘겼다. 이미 한잔 걸친 듯 불쾌한 표정으로 입을 떼는 그의 단단한 팔을 카산드라의 작은 손이 붙든다. 가볍게 스툴 위로 올라앉아 머리칼을 오른귀 뒤로 걸어넘긴 카산드라의 눈이 바텐더에게 닿는다.


  "체리코크. 논 알콜로만 마실게요."


  큼, 헛기침을 하며 돌아서는 바텐더를 흘겨보기를 멈춘 제이슨이 의자에 앉자마자 음악이 바뀐다. 가벼운 멜로디에 허스키한 보컬의 음색을 감상하려는 듯, 눈을 지그시 감는 카산드라의 옆얼굴로 은은한 보랏빛 조명이 내려앉는다.


  "누굴까...?"

  "뭐. 가수?"

  "응."

  "...좋아?"


  눈앞이 슬쩍 흐려진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카산드라의 손이 제 손등 위로 따뜻하게 올라앉는다. 눈을 껌뻑이는 제이슨을 바라보지도 않고 여전히 눈을 감은 채로 중얼거리는 카산드라의 목소리가 전에 없이 감미롭다.


  "...함께니까. 뭐든."


  귀가 멍- 하게 웅웅거린다 생각했는데, 눈 한번 깜빡이고나니 다시 바 안의 적당히 웅성이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린다. 카산드라의 말에 닫혔던 문이 열린 것마냥. 어느새 돌아온 바텐더가 기포가 오르는 코크를 카산드라 앞에 놓아준다. 독특한 모양의 유리잔 가로 금방이라도 바스러질 듯한 붉은 오렌지를 꽂아주는 것으로 서빙을 마친 바텐더의 눈길이 제이슨에게 가 닿는다. 눈이 찢어져라 저를 노려보는 덩치 큰 남자의 오해를 풀어주어야겠단 생각에 어색하게 웃으며, 손바닥으로 뒤를 가리킨다. 온갖 종류의 술이 보기 좋게 진열되어있는데도, 제이슨의 눈빛은 여즉 바텐더에게 닿아있다.


  "...손님?"

  "왜."

  "뭘로 드릴까요?"

  "뭘."

  "...주문 안하실겁니까?"


  결국 카산드라가 한숨을 뱉으며 손가락을 뻗어 가리킨다. 아무거나, 와 다를 바 없는 의미로. 그녀의 손끝을 따라간 두 남자의 시선이 불안하게 흩어진다. <따뜻한 크림이 올라간 칵테일. 손 대지 않고 마셔보세요.>


  "정말...저 메뉴로?"


  크림이라잖아. 짧게 일축하는 카산드라를 가만 바라보던 바텐더가 자리를 비운 사이 제이슨은 떨리는 손을 위로 올렸다, 허벅지 위로 내렸다를 반복하며 입 안을 씹기 시작했다. 무슨 뜻이냐......여자가 블로우잡을 시켜줬다, 제이슨. 나보고 손 대지 않고 마셔보란다. 그럼 크림을 직접 닦아주......울컥. 돌연 다리를 꼬려는 제이슨을 이상하게 쳐다보던 카산드라가 그의 손과 허벅지에 동시에 손을 올린다.


  "왜 그래. 어디 불편해?"


  얼른 그녀의 손을 밀어낸 제이슨은 외투를 벗어 허리에 둘렀다. 속으로는 연신 기도문과 셀프 저주를 퍼부으며. 아까까지만 해도 함께한다는 이유로 선명하게 들려오던 음악도 들리지 않고, 사람들이 키득거리거나 소근거리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오직 촉감. 그 느낌. 카산드라의 손이 제 허벅지에 올려진 순간의 전율만이 계속해서 그를 괴롭힐 뿐이었다.


  "추워서 그래. 추워서. 에어컨 바람 때문에...야, 쳐다보지마. 저기 봐, 저기."


  말을 더듬는 본인이 바보같다 느끼면서도 혀가 제대로 구르지를 못했다. 가볍게 카산드라의 머리를 저편으로 돌린 제이슨은 그녀의 얼굴을 얼른 제쪽으로 다시 끌어당길 수밖에 없었다. 구석에서 진한 키스를 나누는 연인의 테이블 위에 입만 댄 듯한 블로우잡이 놓여있었다.

  익숙한 숨결과 체향이 목덜미에 닿는다 싶었다. 심장이 뛰는 소리가 바깥에서 들려오는건지, 제 안에서 들려오는건지. 제이슨은 천천히 시선을 내려, 흩어진 검은 머리칼, 저를 올려다보는 동그란 눈동자, 반듯하고 예쁜 코를 지나 반짝이는 작은 입술에 눈을 두었다.

  언제나처럼 담담한 표정이 그를 더 힘들게 만들었다. 나는 너를 이렇게나 원하는데, 너는 언제고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내 앞에 앉아있을 뿐이야. 카산드라를 상대로 했던 모든 생각을 어렵사리 지워내며 얼굴을 놓아준 제이슨은 뒤로 상체를 물리고 턱을 괴었다.

  그제서야 다시 정면을 향하는 카산드라의 옅게 붉어진 얼굴을 붉은 조명이 가린다. 늘 선을 긋는 그의 태도가 카산드라는 맘에 들지 않았다. 다가가려 하면 한발 물러난다. 언제고 그는 자신이 기대하는, 할 수 있는, 하고싶은 모든 것을 단지 그녀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멈추곤 했다. 그냥 내가 붙들까. 얇은 오렌지 조각을 검지손가락으로 건드리며 고민하는 사이 바텐더가 돌아왔다.


  "...자리를 옮겨드릴까요?"

  "왜요?!"

  "네?"


  남자의 말에 두 사람이 동시에 답을 하고는, 동시에 놀란다. 허리춤의 묶인 점퍼의 소매를 꾹 붙드는 그의 눈빛이 이번엔 간절하게 바텐더를 향한다. 카산드라와 제이슨을 번갈아 살펴본 바텐더가 아닙니다, 편안한 시간 되세요 중얼거리며 도망치듯 멀찍이 떨어진다. 잔을 닦는 그를 힐끗 살펴본 제이슨은 주변까지 모두 둘러본 후에야 긴장을 풀었다. 유리컵 표면에 맺힌 물방울을 새끼손가락으로 건드리는 카산드라의 작은 뒤통수가 다시 또 그를 괴롭힌다.


  "나랑 이렇게 만나는거, 불편하냐?"

  "...어떻게 만나는건데?"

  "뭐...네 나이 또래는 어떻게 데이......"


  아차하며 말끝을 흐리는 제이슨을 돌아본 카산드라가 그의 뒷말을 잇는다.


  "데이트하냐고."

  "...그래. 뭐, 그렇게 부르는거."

  "해본 적 없어서."

  "..."

  "모르겠어. 잘은......"


  그녀의 말에 입꼬리가 절로 씩 올라간다. 제이슨은 저도 모르게 그녀의 뒤통수로 손을 얹고는 간질이듯 손가락을 머리칼 새로 얽었다. 큰 손과 마디가 굵은 손가락의 온기가 고스란히 온 몸으로 퍼진다.


  "술냄새 가득 풍기는 곳으로 데려와서 체리향 나는 콜라나 사주는게 데이트는 아니지."

  "...상관없어. 좋은 음악이 흐르는 곳일 뿐이야."

  "마음에 들었나보네."

  "아까도 말했잖아. 함께라면 뭐든 상관없다고."


  카산드라의 말에 제이슨은 무작정 크림을 한입 가득 물었다. 입꼬리가 살짝 터진 그의 입술을 칠한 하얀 크림을 바라보는 카산드라의 표정이 묘하게 굳는다. 그의 입술로 제 입을 가져다대는 상상을 해본다. 뭉그러질 크림이 주변으로 지워지고 온전히 그와 제 입술만 닿을 그 느낌. 제이슨의 핏줄 선 목덜미를 두 손으로 감싼다면? 그는 어깨를 움츠릴까? 작게 몸을 떨까? 카산드라는 저도 모르게 손을 뻗어 그의 목을 감쌌다. 아직 데워지지 않은 손에 남은 냉기에 제이슨이 눈을 감으며 한숨을 뱉는다. 천천히 손이 움직이는 자리마다 얼음이 어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몸이 더욱 뜨거워지는 듯했다.

  눈을 뜬 제이슨의 표정이 풀어진다. 그의 큰 손이 카산드라의 얇은 허리를 감싸 끌어당긴다. 제이슨의 나른한 눈빛에 카산드라는 숨을 들이쉬고 그의 팔 위에 손을 얹었다. 천천히 쓸어내리는 손길이 평소와 다른 느낌이다.


  "키스할거야."


  카산드라의 고개가 살짝 위아래도 움직인다.


  "네 옷도 벗길거고."


  잠긴 목소리가 그녀의 온 몸을 간질인다.


  "발가락 하나하나 물고, 네 다리에 대고 속삭일거야. 손을 깍지 낄까. 내가 네 어깨를 누르면 울어줘. 눈물은 삼켜줄게. 나 네 안에 들어가고싶어, 캐스."


  긴 한숨 끝에 진심이 묻어난다. 카산드라의 눈동자가 저를 피하려는 그의 얼굴을 따라가느라 분주히 움직이다 새파란 눈동자에 멎는다. 그녀의 작은 손이 천천히 내려가, 제이슨의 허리에 묶인 외투를 풀어낸다.


  "참을 필요 없어."

  "캐스,"

  "나도 널 받고싶어."


  말을 끝내자마자 작은 입술이 크림을 비집고 제이슨의 입가에 닿는다. 달큰한 향이 훅 끼쳐들어온다.


  "네 쇄골에 자국도 남길거야."

  "...응."

  "등에도."

  "그래."

  "...안 재울거야."

  "...잘 생각 없어."

  "아플지도 몰라."

  "제이슨."

  "응."


  그의 입술을 끊임없이 쫓던 카산드라가 얼굴을 떼고 가볍게 웃는다.


  "함께라면,"

  "...뭐든."




Fin. 저 즉석 연성 처음 해봤구요, 생각보다 재밌네요! >.< 언제나 그렇듯 15금......가끔 함께 행앗해주시는 분들께 소재 받아서 해봐야겠어요! 좋은 밤,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