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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띄엄띄엄 올려질 일상물입니다. All Copyright ⓒ Songmme ※
Blue Nocturne , Day 1
"...이건 놓고 오는게 어때?"
제이슨의 떨리는 목소리에 카산드라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담담한 표정으로 다갈색 눈동자만을 반짝이는 제 애인의 어깨에 손을 얹은 제이슨은 한참을 고민하다 OK, 돌아섰다. 프론트에 DVD 세 장을 내려놓자, 계산을 돕던 직원이 스릴러 장르의 DVD를 들어보이며 염려스러운 표정으로 그들에게 묻는다.
"정말 보시려구요? 저 이거 극장에서 보고 꼬박 한달을 괴로워했었는데......"
머뭇거리는 제이슨을 옆으로 밀어내고 카드를 내민 카산드라는 계산을 재촉하듯 카운터를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렸다. 유난히 적극적인 그녀를 밉지않게 노려보던 제이슨은 상점 유리문을 거세게 두드리는 빗방울에 한숨을 뱉었다. 하필 비 오는 날 공포영화를 보겠다고......
"가자."
"오늘 볼 거 아니지?"
"...팝콘 만들어줄게."
"야, 아무리 내가 팝콘을 좋아해도,"
"카라멜로."
"단거 먹음 좀 괜찮아질거라고 생각하냐?"
"..."
"비 오잖냐. 너 노렸지?"
"안아줄게."
"..."
"...안길까?"
***
"준비 완료."
다리가 긴 라운드 테이블 위에 카라멜 팝콘과 체리코크를 내려놓은 카산드라는 제이슨의 굳은 얼굴을 힐끗 보고는 떨리는 손을 감추었다. 당장이라도 웃음이 터질 것 같았다. 덩치는 두배가 넘게 크면서 공포영화 하나에 벌벌 떠는 모습이 귀엽기도 했고, 말 그대로 정말 웃기기도 했다.
블라인드를 내리고 전등을 끄니 어둠 속에서 빛나는건 TV 화면 뿐이었다. 푸른 빛이 굳은 얼굴에 닿아있는 것을 본 카산드라는 그의 곁으로 가 앉으며, 네 얼굴이 더 무섭다, 중얼거렸다. 빗소리가 둔탁하게 울리는 동안 한숨을 네댓번 뱉은 제이슨은 리모콘 스위치를 누르려는 카산드라의 얇은 손목을 붙들었다.
"잠깐만."
가만 저를 바라보는 작은 얼굴 가득 의아함이 피어오른다. 잡은 손을 아래로 내려두고 카산드라를 훌쩍 안아들어 무릎에 앉힌 제이슨은 품 안 가득 밀려오는 카산드라의 체향과 온기에 안도감을 느꼈다.
형체 없을 귀신도, 잔인한 살해도구도, 사실 자신이 하고 다니는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데 너무 겁먹은 모습을 보여줬나싶어 어깨에 힘을 바짝 준 제이슨은 검은 머리칼 사이로 숨결을 불어넣으며 정수리에 턱을 괴었다.
"...보자."
"..."
"네가 보고싶은건 나도 보고싶은거야."
"...틀게."
"좋아. 너무 무서우면 차라리 TV를 부숴버리면 되니까."
카산드라는 픽, 웃음을 흘리며 재생 버튼을 눌렀다. 곧 스피커 가득 비명소리가 흘러나온다.
***
"...뭐야? 둘이 왜 저러고 있어?"
"집안 꼴이......"
"쟤네 지금 티비 부숴먹고 자고있는거야? 거실 바닥에서?"
"소파에 콜라를 들이부었군."
"팝콘 비라도 내린 모양인데."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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